AI 제작 도구를 만들 때 제일 먼저 막아야 할 것: 조용히 새는 API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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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영상 제작 도구를 만들다 보니 처음에는 기능이 되는지가 제일 중요했습니다.

워드프레스 글을 넣으면 영상 원고가 만들어지고, 장면이 나뉘고, AI 말풍선과 화면 시뮬레이션이 생기고, TTS까지 붙는 흐름.

이게 실제로 돌아가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다른 문제가 보였습니다.

내가 정확히 언제 API를 쓰고 있는지 잘 안 보이는 문제였습니다.

AI 제작 도구는 자동화가 많을수록 편해 보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누르지 않았는데 백그라운드에서 무언가 계속 호출되고, 장면을 바꾸거나 패널을 열 때마다 외부 API가 돌고, 이미 만든 이미지를 또 생성한다면,

그건 편한 자동화가 아니라 불안한 자동화에 가까웠습니다. (녹아내리는 내 잔고)

이번 글은 Shortform Studio를 만들며 겪은 API 호출 비용과 UX를 어떻게 정리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번 수정의 핵심은 “AI가 잘 만든다”보다 “언제 비용이 드는지 사용자가 볼 수 있다”였습니다.

처음에는 기능이 되는지만 봤습니다

처음 Shortform Studio를 만들 때는 워드프레스 원고를 영상으로 바꾸는 흐름이 목표였습니다. 

제가 직접 After Effects를 열어 모든 컷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본업도 해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해야 하고, 워드프레스 글도 쓰고, 유튜브 롱폼과 숏폼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글을 쓰면, 그 글을 바탕으로 1차 영상 구조를 만들어주는 도구가 있으면 어떨까?

처음에는 이 질문이 제일 컸습니다.

작동하나? 화면이 나오나? TTS가 붙나? 캐릭터가 나오나? 내가 원하는 말풍선 구조가 되나?

그런데 기능이 하나씩 붙을수록, 도구가 제멋대로 뭔가를 하는 느낌도 같이 생겼습니다.

특히 외부 API를 쓰는 작업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더라고요.

“자동으로 해준다”와 “나도 모르게 실행된다”는 다릅니다

AI 도구에서 자동화는 매력적입니다.

장면을 분석해서 적절한 UI를 찾아주고, 캐릭터 이미지를 만들고, TTS를 생성하고, 부족한 자료를 보완해주는 것.

이런 기능은 잘 쓰면 시간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실행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열었을 뿐인데 UI 리서치가 새로 돌거나, 장면을 클릭했을 뿐인데 외부 모델을 다시 호출하거나, 이미 만들어둔 캐릭터 이미지를 또 요청한다면,

사용자는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뭐가 돈 나가는 작업이지?

이건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신뢰 문제였습니다.

제가 디자이너로서 불편했던 지점도 여기에 가까웠어요.

결과물이 예쁘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계속 써볼 마음이 생깁니다.

그래서 자동 호출을 줄였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정리한 방향은 단순했습니다.

사용자가 의도한 작업에서만 외부 API를 쓰게 만들자.

HANDOFF 문서 기준으로 실제 수정된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프로젝트 열기, 장면 변경, Inspector blur에서 자동 UI research가 나가지 않도록 막기
  • 같은 app/platform/model 조합의 UI research 결과는 30일 캐시에서 먼저 찾기
  • GPT draft, UI research, TTS, 캐릭터 이미지 생성에 동시 요청 중복 제거 넣기
  • TTS 생성 버튼에 실제 생성될 클립 수 보여주기
  • 이미 있는 캐릭터 이미지는 다시 요청하지 않기
  • 기존 이미지 재생성에는 OpenAI 1장 사용 경고 띄우기
  • .media/api-usage.jsonl에 프롬프트나 키 없이 요청 기록만 남기기

여기서 중요한 건 “API를 안 쓰자”가 아니었습니다.

AI 영상 도구를 만들면서 API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누른 작업, 사용자가 예상할 수 있는 작업, 사용자가 확인한 작업에서 쓰도록 바꾸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캐시는 단순한 최적화가 아니라 UX였습니다

개발자 관점에서 캐시는 보통 성능 최적화로 설명됩니다.

같은 요청을 반복하지 않게 하고,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비용을 줄이는 기능.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캐시는 “이 도구가 방금 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감각을 줍니다.

같은 앱 화면을 다시 분석할 때, 방금 본 결과를 또 돈 내고 다시 만들지 않는 것.

같은 캐릭터 이미지를 이미 만들어뒀다면, 빠진 슬롯만 채우고 기존 것은 그대로 쓰는 것.

이런 작은 차이가 도구에 대한 신뢰를 만듭니다.

저는 AI가 똑똑한 것보다, 제가 방금 한 일을 함부로 잊지 않는 쪽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용은 숫자보다 타이밍이 먼저 보이면 좋았습니다

OpenAI 공식 문서 기준으로 API 사용량은 Usage API에서 확인할 수 있고, 비용은 Costs endpoint나 Usage Dashboard의 Costs 탭에서 확인하는 방식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다만 재무 기준으로는 Costs endpoint나 Usage Dashboard의 Costs 탭이 청구서와 맞춰지는 기준에 더 가깝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제가 작업 도구 안에서 먼저 원한 건 더 단순했습니다.

지금 이 버튼을 누르면 외부 API를 쓰는가? 이미 만든 걸 다시 만드는가? 몇 개를 새로 생성하는가? 로컬에서 처리되는가, 외부 호출인가?

이 네 가지가 화면 안에서 보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용량 기록도 프롬프트나 키를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요청 종류와 호출 여부를 보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민감한 내용은 남기지 않고, 사용자가 “오늘 뭘 얼마나 돌렸지?” 정도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쪽입니다.

자동화는 편하지만, 통제감이 없으면 불편합니다

이번에 느낀 결론은 이렇습니다.

AI 자동화는 많이 붙일수록 좋아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특히 디자이너가 쓰는 제작 도구라면 화면에서 바로 보이고, 다시 생성할 수 있고, 빠르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조심해야 했습니다.

사용자가 누르지 않았는데 실행되는 자동화. 같은 결과를 몰래 다시 만드는 자동화. 비용이 드는지 안 드는지 보이지 않는 자동화.

이런 것들은 기능이 아니라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좋은 AI 제작 도구는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도구라기보다,

어디까지 자동으로 하고, 어디서부터 제가 확인해야 하는지 명확한 도구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Shortform Studio 작업은 그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과정이었습니다.

AI가 만드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그 속도 안에서 사용자가 무엇을 승인했고 무엇을 비용으로 지불했는지 보이게 만드는 일도 점점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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